아들이 결혼을 하려고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답장이 왔다.
네가 곧 결혼을 한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너는 이제 곧 결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복이요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식탁 너머로 네 어머니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우리 부부가 함게 살아온 지난 날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충실했으며 행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자랑스운지 모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혼을 하도록 해라. 엄마와 아빠는 기꺼이 너의 결혼을 축복해 줄 것이다.
네가 결혼하는 날은 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다.–아버지로 부터
추신: 네 어머니가 방금 방을 나갔다. 이 바보같은 녀석아! 절대로 결혼하지 마!
위의 이야기는 오쇼라즈니쉬의 배꼽이라는 책에 있다. 이 이야기를 보고서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난다.
나도 결혼한지 이제 10년이 넘어 11년째가 되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며 아둥바둥 살고 있는데 위의 이야기가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다. 내가 이러려고 결혼했나 하는 자괴감 속에서 살고 있지만 만일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더 큰 괴로움이 나를 엄습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모두 성숙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고 화해한다. 아이들 뒤치닥 거리에 집 청소에 돈벌이 걱정 등등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이건 결혼한 사람으로서 진실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이 곤혹스러워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인생이라는 것을 먼발치에서 바라 보았을 때 무엇이 남게 되는지 생각해보자. 나는 그리 잘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을 때 나의 DNA라도 세상에 남겨 두고 가는 일에는 성공했다. 다른 사람들은 죽음에 임박했을 때 삶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리면서 임종을 맞이할까?
결혼을 해라, 마라 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삶을 바라 볼 때 결혼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자. 나는 안한 것보다는 한 것이 더 낫게 느껴진다. 그리고 마음 같아서는 10번 정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