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돌려 다시 주식을 처음 접한 시기로 갈 수 있다면 그 동안의 오류를 발판 삼아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언제나 흐르고 난 뒤에 깨닳음을 얻게 만든다. 타임머신이 없는 이상 우리는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또 무언가 예측을 해서 어떤 종목이 오를 거라 믿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이다. 역시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서 그 종목의 가격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예측은 그저 예측일 뿐이다. 그럼 뭐가 제일 중요할까?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의 현재 가격. 내가 산 값보다 높으면 기쁘고, 낮으면 우울하다. 심하게 낮으면 절망스럽다.
주식을 하면서 실수를 한다는 건 무엇일까? 감정에 의한 매매이다. 그것만 하지 않으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욕심을 버리라고 하는데, 욕심을 버린다면 주식을 무엇하러 사는가! 그것은 거짓말이다. 우리는 욕심을 가지고 주식을 사야한다. 그리고 오를 거라는 기대감을 실어서 나의 돈을 주식에 태운다.
‘태운다’라는 말이 이 쪽 세계에서는 참 어울리는 말이다. 버스를 타다, 택시를 타다. 할 때의 태우다와 불에 타다라는 뜻의 태우다가 같은 말 다른 뜻이기 때문인데. 내가 주식을 사는 순간 둘 중에 어느 하나가 된다. 주식을 타고 하늘을 날라 갈 수도 있고, 불에 타서 재가 될 수도 있다. 나의 선택에 의해서 둘 중 하나로 결정난다.
경험치가 낮은 사람은 손실을 못견딘다. 그러나 수익은 더더욱 못견딘다. 어찌되었든 주식을 가지고 있는 순간부터 견딜 수 없는 어떤 감정에 휘둘린다. 오르면 오르는 데로 내리면 내리는 데로 말이다. 워렌 버핏이 위대한 건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그렇게 많은 주식을 가지고서도 잠을 많이 잔다는 것이다. 그것만큼 위대한게 뭐가 있을까? 나는 백만원어치만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하루 종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격을 보면서 수도 없이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 밤에 잠도 안온다. 백만원이 반토막 되어 오십만원이 된다고 상상만 해도 나의 뼈와 살이 녹는 기분이 든다.
주식판에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 종목의 분위기를 파악할 능력이 생겼다. 지수의 움직임이라던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현재의 트랜드가 어떻게 흐르는지 등의 안목이 생겼다.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 예민하게 살펴 보면서 세상을 본다. 가령 최근에는 조방원(조선, 방산, 원전)관련주들이 많이 올랐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인가 보다하고 추측할 뿐이다. 사실 조방원을 한번 도 산적이 없다. 내가 사려고 관심을 두었을 때는 이미 천장을 뚫고 하늘 높이 올라가 있었다. 하늘 위에 있는 것을 사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살 수가 없었다.
대신 조방원과 관련된 어떤 주식들을 알게 되었고 그것들을 머릿 속에 넣어놨다. 언젠가 하늘에 올라가 있던 것들이 그나마 나의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높이가 된다면 매수를 고민하기 위해서 몇개 종목을 외워놨다. 언젠가는 살꺼야! 이런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종목들은 하늘 위에서 이제 우주로 날라갈 채비를 하고 있다.
옛날 생각이 났다. 2021년정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종목을 천개 정도 산적이 있다. 그 때 내가 산 값이 2만 9천원 정도였다. 내가 사고 나서 바로 떨어지더니 2만 5천원이 되었다. 며칠 사이에 4백만원이 녹아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절망에 휩싸여 언제 원래대로 돌아 올까 하루종일 가격만 보면서 지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에 배당이란 것도 나와서 30만원을 받았다. 그걸로 등산화를 샀는데 그 신발은 아직도 내차에 실려 있다. 그리고 내가 산 값보다 5%정도 올랐을 때 바로 팔아버렸다. 대략 이백만원 정도의 수익을 냈다. 불과 4년여 전이다.
그것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오늘 종가 기준으로 9억이 넘는 돈이 되었을 것이다. 중간에 한화비전과 인적분할을 했으니 그 주식도 계좌에 들어 와 있을 것이다. 나는 바닥이라 생각해서 샀지만 지하로 수개월 잠적해 있다가 지금은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몇 백원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자위하면서 가슴에 묻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남들은 말한다. 수익 냈으면 됐지 무얼 그러냐고. 그러나 포모가 반복되면 주식으로 돈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이 될 수 있다. 마음은 언제나 다른 것을 보면서 지금의 나와 비교하고 아픔을 얻으려 애쓰는 것같다.
이런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 경험치가 오르면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유툽을 보면 어떤 사람들이 나와서 지난 달에 몇 억을 벌었어요 하면서 마치 무슨 대가인 것처럼 남들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정말 궁금하다. 그들의 계좌에 얼마가 있을까? 내가 대충 계산해도 몇 년을 매일 수익내는 생활을 해왔다면 그들의 계좌에 최소 2천억 이상의 수치가 찍혀 있어야 된다. 천만원으로 매일 1%씩 수익을 냈을 때 복리로 계산하면 4년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2천억 이상의 수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운이 좋아 몇 백억 정도의 수치는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2천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유툽 나와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면서 부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을 대하는 태도의 결론을 말하자면 이렇다.
2천억을 만들자.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가져야 된다. 또한 2천억을 예수금이 아닌 주식으로 들고 있다해도 오늘 밤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어야 된다. 그래야 버핏 어르신처럼 위대한 수치를 계좌에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