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기쇼

가을이 깊어 간다.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속수무책으로 가는 세월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몇 일 전 아이들과 에어쇼를 보고 왔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차를 가천대학교 주차장에 대놓고 에어쇼를 하는 공항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덕분에 나오면서 주차요금으로 16,500원을 지불했다. 역시 대한민국의 대학들은 주차요금이 매우 비싸다. 성남시라는 낯선 곳이다보니 융통성을 발휘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부터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죽을 먹었다. 인산인해, 돗대기 시장이 따로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 몰려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이들 왔는지 모르겠지만 막상 블랙이글이 하늘에서 펼치는 비행기쇼를 보고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다. 푸른 하늘 위에서 장관을 이루는 그들의 비행기 운전 실력은 감탄을 절로 나오게 만든다. 처음으로 목격한 그런 광경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꿈속의 공연이었다.

그렇지만 배가 고프다. 음식차가 여러 대 있길래 그 중에 가장 만만한 곳에 가서 줄을 섰다. 피자를 파는 음식차였는데 나의 순서가 오기까지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했다. 한판에 1만2천원짜리 피자를 3판이나 샀는데 애들한테도 부족한 양이다. 어찌 이런걸 음식이라고 그리 비싸게 팔아 주시는지 결국 사람에 지쳐서 그 곳에 있을 수가 없다. 아이들 손을 잡고 T-50 비행기 조립 모형을 한 대 사서는 밖으로 나와 버렸다. 나와 보니 강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비행기 공연을 장판 깔고 누워서 편하게 보고 있다. 입장료로 지불한 돈이 생각났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듯 하늘에서 비행기가 날아 가며 쇼를 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입장료 돌려됴!~~”

블랙이글
T-50 블랙이글
2017 블랙이글 에어쇼
2017 블랙이글 에어쇼
블랙이글 에어쇼 하트
블랙이글 하트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다.

글쓴이: sarang

가영, 혁 그리고 한영이 아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