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인

어제 밤에 잠을 자는데 계속해서 귓가에 선율이 울린다.
의식은 반으로 나뉘어져서 한 쪽은 잠을 자고 다른 쪽은 이 선율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무의식과 의식은 서로 접점에서 만나 우위를 다툰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지경이다.

소리는 맑고 명량하다. 청아하고, 뾰족하다.
이 소리를 만든 사람은 제목을 Grace라고 지었는데 상통하는 면이 있다.

간단한 반복음이 진행되면서 무의식에 있는 것들이 튀어 나온다. 그래서 잠을 잘 시간이면 이 소리가 더욱 시끄럽게 귓가를 맴도는 지 모른다. 잠은 나의 무의식과 대면하는 시간이므로.

그리고 눈을 감으면 저절로 떠오르는 이 선율은 마치 나에게 무어라 속삭이고 있는데, 인간의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이해하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음악을 몰랐을 때 나의 무의식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 소리를 통해서 알게 된 무의식은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그 속에는 내가 모르는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두려웠을 뿐이다. 무의식을 대면하게 되었을 때 두려움은 사라지고 기쁨이 다가 온다. 그 속에는 애초에 기쁨이 있었는데 나는 몰랐으며 그래서 두려웠다.

Grace! 바로 우리의 무의식 속에 심어져 있는 특성이 아닐까? 나는 사람이지만 그(무의식) 속에서는 신(神)이 되어 차원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음악적으로 본다면 꾸밈음처럼 그렇게.

글쓴이: sarang

가영, 혁 그리고 한영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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