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부버라는 유대인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나와 너”라는 제목인데 지은이가 독일말로 지은 듯하다. 책 표지 밑에 작게 (ICH UND DU)라고 쓰여있다. 표지속 지은이의 사진은 모든 사람의 고뇌를 그 얼굴에 담고 있는 듯하여 인상깊다. 몇 장을 넘겨 읽어 보다가 글쓴이가 궁금해졌다. 이유는 이 책의 출판사가 대한기독교서회 라는 곳이며 지은이가 유대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한마디로 교회의 서적이라는 얘기인데 책을 조금 읽어 보니 철학과 종교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재미 없는 건조한 용어로 풀어 놓았다. 이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어지간한 사람은 인내심을 갖고 책장을 넘겨야할 것이다.
지구의 역사는 유대인의 역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고난과 승리의 순간이 그들의 역사에 있으며 지금 이순간 그 민족은 최상위 클래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가 섬기는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아인쉬타인, 빌게이츠 등등 많은 사람이 유대인이다. 미국의 경제 잡지에서 매년 매기는 부자의 순위를 보면 그들이 상위권을 거의 싹쓸이 하고 있으며 최고의 기득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민족사 평가해보면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마치 예수님의 개인적 생애는 유대인들의 민족적 생애라고 할 정도로 고난과 불운 그리고 학살의 연속이었다. 그들의 마지막 희생은 나치에 의해서 저질러졌다. 슬펐던 과거이다.
이스라엘이 생기면서 그들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그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은 쫓아냈다. 그 곳은 지금도 전쟁터가 되어 시시때때로 폭탄과 테러가 자행된다. 에드워드 사이드라는 학자가 있다. 예루살렘이 고향인 그는 유대인에게 점령 당한 예루살렘에서 쫓겨났으며 그가 살던 집은 마르틴 부버가 노후를 보낸 곳이다. “나와 너”라는 책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관계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사색한 책인 듯하지만 남의 땅을 뺏어 원래 살던 사람을 쫓아내고 자신들이 점령하는 그런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그러나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은 파라다이스를 추구하지만 현실은 스스로 지옥을 만들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반유대인 정서가 득세를 하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사람들끼리 부딛치고 있다. 유대인의 슬픈 과거를 다른 사람들에게 과격한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반감을 들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을 읽으려고 들고 나왔지만 이론과 실제가 달라서 위선으로 가득하게 느껴지는 글을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나는 유대인들을 이해하지만 공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