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머니의 임종에 대한 배려

열한 명의 아들 딸을 훌륭하게 키워낸 아흔 한 살의 어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온가족이 다함께 모여 어머니를 위해 기도햇습니다.

기도가 끝나자 갑자기 어머니는 눈을 번쩍 뜨고서 “나를 위해 모두 기도를 했구나, 고맙다. 그런데 위스키 한잔 마시고 싶은데”라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위스키를 가져오자, 어머니는 한 모금 마시고는 이번에는 “담배가 피고 싶구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장남이 “의사가 담배는 몸에 좋지 않다고 했어요”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죽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바로 나야. 담배 한 개비 주게나” 라고 응대했습니다. 그녀는 여유 있게 담배를 한 대 피우더니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 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안녕!” 이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때 슬퍼했던 자녀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죽음은 슬픈 일이었지만, 죽는 순간 그녀가 보여 주었던 유쾌한 유머를 생각하면서 모두 미소를 지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위스키나 담배를 거의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죽기 직전 위스키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울 이유는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이 죽을 때 자식과 손자 손녀들을 슬프게 할 게 아니라,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실로 아름다운 배려입니다. 그것도 죽음에 직면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말입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유머를 통해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을 남겨주었습니다.

-알폰스 데켄 의 어느 책 중에서 –

글쓴이: sarang

가영, 혁 그리고 한영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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