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네이버와 그 쪽 섹터가 박스권을 뚫었다. 나는 카카오를 봄 쯤 3.6만원에 저점이라 생각해서 들어갔다. 겨우 3% 정도 수익을 내고 나왔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약간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 안절부절 못해서 수익이 보이자마자 바로 팔고 나왔던 것 같다. 나의 매매 스타일이 겨우 이 정도라는 게 뼈저리게 다가온다. 올해 초에 샀던 대부분의 주식이 모두 두세 배씩 올라 있는 상황을 보니 이와 같은 나의 조급한 매매 스타일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덕분에 7월은 최악의 한달이 되었다. 내가 판 종목들이 떡상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가 쌓여 아무렇게나 주식을 샀고 조금만 손실이 보여도 손절해버리는 매매를 했다. 몇 번했을 뿐인데 꽤 많은 손실이 났다. 그 전에는 손실이 나도 버티면서 수익을 기다리곤 했는데 분노가 가슴 속에 있다보니 클릭질이 늘었고 그에 따라 손실이 불었다.
분노를 가라 앉히자.!
이렇게 마음먹기가 정말 어렵지만 주식하는 사람은 항상 일정한 심리상태 유지가 필수이다. 만약 오늘 기분이 별로 안좋다고 느껴지면 주식창을 쳐다보지도 말고 아무것도 하면 안된다. 이 것은 명백한 진리이다. 시장이 아무리 좋고 모든 주식이 떡상하고 있다한들 지금 나의 기분이 제일 중요하다. 지금 이 글을 쓴다는 것은 그나마 분노가 조금은 사라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기분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아직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을 때 네이버를 매수했다. 지난 달에 박스를 탈출하면서 대량 매수세가 들어왔고 며칠간 급등을 한 상태였다. 그리고 조정이 들어왔길래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매수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나서 지난 목요일까지 하루도 안빠지고 계속 떨어졌다. 무슨 일인지 다른 종목들은 모두 1프로만 손실이 나도 다 손절쳤는데 네이버는 내릴 때마다 더 사버렸다. 그러면서 손실은 더 커졌고. 분노는 극에 달했다. 현재 총 세개의 계좌에서 꽤 높은 비중이 실려있다. 몇 천만원을 날리고 손절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마음 속의 분노가 최상단에 달하는 순간 갑자기 세상을 보려는 마음이 생겼다. 주식 말고 세상을 보자는 그런 마음이다. 아마도 죽기 싫어서 본능적으로 그랬을 것이다.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나갔다. 울창해진 공원을 지나니 나무 여기저기 매달려 있는 매미들이 시끄럽게 짝을 찾고 있었다. 초복이 지났고 바야흐로 여름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을 틀고 정처없이 운전을 한다. Tesla라는 밴드의 Love Song이 나온다. 요즘 테슬라 주식이 많이 떨어졌다는데 그 주식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 난다. 누구는 수십배의 수익을 가지고 장기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며칠전 산 사람들은 이 하락을 고스란히 맞고 있겠지.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생긴다.
지난 주 수요일이 되었다. 그날 네이버 주식은 이제 볼린저 밴드 하단선 근처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오후가 되니 그 밴드 하단선을 이탈했다는 검색기의 반응이 보인다. 지금 손절하면 그나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대 상승 후 조정을 해도 보통 20일선 부근에서 마무리를 하고 횡보를 하거나 다시 상승을 이어가는데 밴드 하단을 뚫었다는 것은 둘 중하나이다. 이제 이 종목은 끝났어요~ 아니면 이제 부터 반등할거야~라는 신호이다. 보통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밴드 밑으로 왔을 때 일단 손절 후 추세를 지켜보다 들어간다. 나도 그런 식으로 하는걸 좋아하지만 나는 후자를 생각했다.
‘밴드 밑으로 삐져나왔네~ 언제까지 이 밑에 있을까 한번 보자. 더 사야겠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결심을 한 것이다. 돈이 1.7억이 들어 가 있는 상황에서 들어 가 있는 만큼 더 샀다. 이제 더 사려면 빚을 내야한다. 빚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망조의 지금길이다.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일이 잘못되면 올해 상반기에 수익 냈던 모든 걸 잃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다행히 금요일 소폭의 반등이 나오면서 세개의 계좌 중 제일 금액 적은 계좌에서 빨간 불이 들어 왔다. 두번째 계좌 그리고 세번째 계좌는 아직 손실 중이지만 금요일 겨우 3프로의 반등이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연중 최저점이 된다면 반토막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전고점을 뚫는다면 대 상승이 이어질것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갑자기 분노에 가득했던 마음이 처량해진다.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 이런 쫌스러움으로 무슨 주식을 하겠다고 돈을 몇 억씩이나 쳐 넣다니 미쳤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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